"김선형 와도 당분간 kt 메인 가드"…커지는 신인 강성욱 존재감(고양=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프로농구 수원 kt의 신인 가드 강성욱이 팀에서 존재감을 키우며 강력한 신인왕 후보로 명함을 내밀고 있다.
강성욱은 16일 고양 소노 아레나에서 열린 고양 소노와의 프로농구 정규리그 원정 경기에서 11점 6리바운드 6어시스트를 올려 팀의 86-85 승리에 힘을 보탰다.
득점은 이달 5일 서울 삼성과의 경기에서 올린 개인 최다 12점에 딱 한 점이 모자랐고, 리바운드와 어시스트는 데뷔 이후 가장 많았다.
3쿼터 1분여를 남기고 침착한 뱅크슛으로 62-61 역전 득점을 만든 강성욱은 26초 전엔 스틸 이후 상대 타이밍을 뺏는 절묘한 움직임과 마무리로 64-64 동점 득점까지 올렸다.
두 팀이 여전히 85-85로 맞서던 4쿼터 종료 1.4초 전엔 혼전에서 정확하게 볼을 투입해 하윤기의 앨리웁 플레이를 끌어냈고, 여기서 하윤기가 파울을 얻어내며 자유투로 역전 결승 득점을 올렸다.
이 밖에도 강성욱은 신인이라고 믿기 어려운 강심장과 노련함을 승부처에서 뽐내며 코트를 들썩였다.
아직 6경기를 출전한 데 불과하지만, 주축으로 입지를 굳히는 모습이다.
문경은 kt 감독은 "최근 경기들을 보면 강성욱이 이제 주전 가드로 자리매김하지 않았나 싶다. 자신감도 생기고 코치진의 믿음도 크다"고 평가했다.
이날 kt의 작전 시간에는 문 감독이 강성욱에게 원하는 패턴을 물어보거나 상의하는 모습도 보였다.
문 감독은 "부상으로 빠져 있는 김선형이 돌아오더라도 쉰 기간이 길기 때문에 복귀 이후에도 제 컨디션을 찾을 때까지는 강성욱이 메인 가드, 볼 핸들러 역할을 해줘야 할 것 같다. 제 컨디션을 찾은 이후에도 시간 분배를 잘해서 써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자신의 활약을 '60점'으로 자평한 강성욱은 "공격에서 매우 자신감이 차 있다. 볼 핸들러 역할에선 처음엔 시야가 좁다고 느꼈는데, 경기를 거듭할수록 여유와 저 자신에 대한 믿음이 생기다 보니 시야도 자연스럽게 넓어지는 것 같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선수 시절 프로농구 최고의 포인트 가드로 이름을 날렸던 강동희 전 원주 동부 감독의 아들인 강성욱은 드래프트 때 "아버지를 뛰어넘는 가드가 되겠다"는 포부를 드러낸 바 있는데, 일찌감치 그럴만한 잠재력을 드러내고 있다.
강성욱은 "아버지의 아들이라는 수식어가 부담스럽기도 하지만, '강동희 아들 강성욱' 대신 '강성욱 아빠 강동희'라고 불리도록 해달라는 아버지 말씀에 자신감을 많이 얻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속공과 화려함에선 김선형 선수, 2대2 플레이나 슈팅, 패스, 수비에선 허훈(KCC) 선수의 장점을 두루 가진 선수가 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날 상대 팀인 소노에선 강성욱의 드래프트 동기인 신인 센터 강지훈이 후반 승부처에서 강성욱과 '루키 쇼다운'을 벌이며 12점 8리바운드를 올려 두각을 나타내기도 했다.
강지훈은 강을준 전 고양 오리온 감독의 아들로, 강성욱과는 '농구인 2세'라는 공통점도 있다.
강성욱은 "지훈이 형과 드래프트 동기이고 대표팀에서도 같이 지냈던 사이라 서로 칭찬도 하고 놀리기도 하며 즐겁게 지내고 있다. 형이 센터이긴 하지만, 자극을 얻고 좋은 라이벌이 되는 것 같아서 좋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