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케이스보다 야구 대표팀이 먼저"…'벼랑 끝' 고우석의 진심

"쇼케이스보다 야구 대표팀이 먼저"…'벼랑 끝' 고우석의 진심

세븐링크 0 210 01.12 03:20

'눈물 젖은' 마이너리그 생활 3년 차 앞두고 WBC 1차 캠프 합류

"언젠가는 도움 될 경험…다른 사람들 생각처럼 괴롭진 않아"

인터뷰하는 고우석
인터뷰하는 고우석

(영종도=연합뉴스) 윤동진 기자 = 한국 야구대표팀 고우석이 9일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에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차 캠프지인 사이판 출국에 앞서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2026.1.9 [email protected]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KBO 최고 마무리'로 군림하던 시절과는 사뭇 다른 차림새였지만, 눈빛만큼은 더 날카로워져 있었다.

미국프로야구 마이너리그에서 2년간 거친 풍파를 겪은 고우석(27)이 다시 태극마크를 가슴에 품고 마운드에 올라간다.

고우석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차 캠프 명단에 포함돼 지난 9일 사이판으로 떠났다.

출국에 앞서서 고우석은 "제가 현재 메이저리그에 있는 상태도 아니었고, 지난 2년 동안 던진 표본 자체가 적었는데도 좋게 봐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고우석의 현재 소속팀은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산하 트리플A 팀인 털리도 머드헨스다.

지난 2024년 큰 꿈을 품고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계약했던 그는 빅리그 무대는 단 한 번도 밟지 못한 채 불과 몇 달 만에 마이애미 말린스로 트레이드됐다.

절치부심한 고우석은 지난해 스프링캠프를 앞두고 훈련 도중 손가락을 다치는 불운을 겪었다.

고우석이 마이너리그 두 시즌 동안 남긴 성적은 76경기 6승 4패, 7홀드, 6세이브 평균자책점 5.61이다.

인터뷰하는 고우석
인터뷰하는 고우석

(영종도=연합뉴스) 윤동진 기자 = 한국 야구대표팀 고우석이 9일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에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차 캠프지인 사이판 출국에 앞서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2026.1.9 [email protected]

많은 이들이 고우석의 KBO리그 복귀를 예상했으나 그는 최근 자신을 방출했던 디트로이트와 다시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고 빅리그 재도전을 택했다.

고우석에게 WBC는 아픈 기억이다.

지난 2023년 대회 당시 대표팀의 핵심 뒷문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대회 직전 다쳐서 단 한 경기도 마운드에 오르지 못한 채 팀의 탈락을 지켜봐야 했다.

그 기억은 고우석에게 큰 교훈이 됐다.

그는 "한 번 몸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던 경험이 있다"면서 "이번에는 부상 없이 대회 전까지 몸을 완벽하게 관리하겠다는 생각뿐이다. 최상의 상태로 대회에 임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현재 컨디션은 좋다.

고우석은 "몸 상태는 아주 좋다. 작년 시즌 중간에 부상이 겹치며 고생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모두 말끔하게 나았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최근까지 친정팀 LG 트윈스의 배려로 익숙한 잠실구장에서 훈련했다.

그는 "LG 동료들과 꾸준히 같이 운동하고 있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며 "선수들과 대화하며 내가 안 좋았던 부분을 되짚어보고 '오답 노트'를 쓸 수 있다는 점이 가장 좋다"고 설명했다.

2024년 샌디에이고와 계약했던 고우석
2024년 샌디에이고와 계약했던 고우석

[연합뉴스 자료사진]

대중의 시선은 미국에서 고전한 그의 '실패'에 머물러 있지만, 정작 고우석 본인은 그 시간을 통해 얻은 단단함을 강조했다.

화려한 빅리그 마운드가 아닌 낯선 마이너리그 구장을 버스로 이동하며 보낸 시간은 그를 인간적으로, 투수로서도 성장시켰다.

고우석은 "정말 쉽지 않은 환경이었다. 각오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이고, 또 각오했다고 해서 '할 만했다'고 말하는 것도 거짓말이다"라고 솔직한 심정을 전했다.

그러면서도 "함께 뛰던 동료가 메이저리그에 올라가 유명해지는 과정을 지켜보며 '나도 이렇게 보완하면 어느 정도 따라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품었다. 언젠가 이 경험이 자산이 될 것이라 믿었기에 다른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엄청나게 괴롭거나 힘들지는 않았다"고 덤덤하게 지난 시간을 돌아봤다.

고우석의 시선은 다시 세계 무대로 향한다.

"야구를 시작했을 때부터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는 것이 꿈이었다"는 그는 개인적인 '쇼케이스'보다는 팀의 승리를 최우선 가치로 뒀다.

고우석은 'WBC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줘 메이저리그 진입 발판을 삼고자 하는 마음이 있나'라는 물음에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뛴다는 생각뿐"이라며 "어떻게 하면 (대표팀에) 도움이 될지 생각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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