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찢남에서 '테토남'으로…조규성, 북중미 드라마 주인공 될까

만찢남에서 '테토남'으로…조규성, 북중미 드라마 주인공 될까

세븐링크 0 110 11.16 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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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 시련 이겨내고 태극전사 복귀골…안와골절 이겨낸 손흥민 '오버랩'

돌아온 조규성
돌아온 조규성

(대전=연합뉴스) 임화영 기자 = 14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남자축구 국가대표 A매치 평가전 대한민국과 볼리비아의 경기. 조규성이 골을 넣은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2025.11.14 [email protected]

(대전=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카타르 월드컵 스타' 조규성(27·미트윌란)이 집념의 A매치 골로 2026 북중미 월드컵 드라마의 첫 장에 인상적인 마침표를 찍었다.

조규성은 14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홍명보호 축구대표팀과 볼리비아의 평가전에 후반 31분 교체 투입됐다.

무릎 부상과 그에 따른 합병증으로 한 시즌 넘게 신음하던 조규성이 1년 8개월 만에 A매치 그라운드에 복귀하는 순간이었다.

2022 카타르 월드컵 가나전에서 한국 축구 사상 첫 월드컵 멀티골을 작성했던 조규성은 기어이 자신을 복귀 무대의 주인공으로 만들었다.

후반 43분 오른쪽에서 이명재가 땅볼 크로스를 건넨 것이 볼리비아 수비수 발을 맞고 굴절됐다.

문전으로 쇄도하던 조규성은 수비수와 경합하면서도 힘겹게 공을 잡아 소유권을 지켜냈다.

돌아온 조규성
돌아온 조규성

(대전=연합뉴스) 임화영 기자 = 14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남자축구 국가대표 A매치 평가전 대한민국과 볼리비아의 경기. 조규성이 골을 넣은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2025.11.14 [email protected]

균형을 잃고 넘어지면서도 왼발 슈팅으로 마무리 지었다. 공은 골키퍼 손을 맞고 골라인을 넘었다.

조규성 자신이 표현한 대로 "집념 하나로 넣은" 골이라 할 만했던 이 장면은 카타르 월드컵의 손흥민(LAFC)을 떠올리게 한다.

불세출의 스타 손흥민은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1차전을 약 한 달 남겨 둔 시점에 당시 소속팀 토트넘 홋스퍼의 경기에서 안와골절의 심각한 부상을 당했다.

전문가들이 '후보 선수로도 뽑아선 안 되는 상황'이라는 의견을 내놓을 정도로 상태는 심각했다.

손흥민, 마스크도 이상무
손흥민, 마스크도 이상무

(알라이얀=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24일 오후(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1차전 대한민국과 우루과이 경기. 경기 시작에 앞서 이날 선발 출전하는 손흥민이 안면 보호 마스크를 착용한 채 몸을 풀고 있다. 2022.11.24 [email protected]

그러나 손흥민은 수술 뒤 '안면 마스크'를 한 채 대표팀의 선봉에 서서 16강 진출에 기여했다. 특히 포르투갈과 조별리그 3차전에서 한국의 토너먼트행을 결정지은 황희찬(울버햄프턴)의 2-1 결승골을 도왔다.

손흥민이 역경을 이겨내며 연출한 드라마는 '카타르 월드컵 서사'의 중심축이었다.

조규성이 겪은 아픔은, 3년 전 손흥민의 그것보다 절대 가볍지 않다. 축구 인생을 위협한 극한의 시련을 이겨냈다.

무릎 수술 부위가 감염되면서 체중이 14㎏이나 빠졌다. 건장했던 몸에 뼈만 남았다. 축구를 그만둬야 할 수도 있다는 불안감에 몸뿐 아니라 마음도 힘들었다.

고통을 이겨낸 조규성은 더 강해져서 돌아왔다.

손흥민과 조규성
손흥민과 조규성

(대전=연합뉴스) 서명곤 기자 = 14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남자축구 국가대표 A매치 평가전 대한민국과 볼리비아의 경기. 손흥민이 후반 조규성과 교체되고 있다. 2025.11.14 [email protected]

A매치 그라운드를 다시 밟고서 불과 12분 만에 득점포를 가동한 조규성은 한껏 포효하며 그간의 설움을 날려 보냈다.

한때 수월한 외모에 실력까지 갖춰 '만찢남(만화책을 찢고 나온 남자)'으로 불린 조규성은 이제 역경을 이겨낸 '테토남(남성성이 강한 남자)'이 돼 돌아왔다.

큰 무대 경험을 갖춘 조규성이 실력을 제대로 회복해 홍명보호에서 입지를 늘려간다면, 북중미 월드컵 서사의 주인공이 될 수도 있다.

좋은 이야기엔 사람들의 마음이 모인다. 조규성의 드라마는 그간 한국 축구에서 멀어졌던 팬들의 마음을 다시 움직일 매력이 충분해 보인다.

홍명보 감독은 "조규성은 피지컬적인 측면에서는 전혀 문제가 없다. 공격수로 날카로움 같은 부분은 시간이 좀 더 필요하겠으나 오늘 그렇게 어려운 상황에 들어가서 득점한다는 건 선수의 퀄리티를 말해주는 것"이라면서 "소속팀에 돌아가서 지금보다 더 많은 경기에 나간다면 경기력도 더 좋아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홍명보호는 1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으로 자리를 옮겨 가나를 상대로 이달 두 번째 평가전을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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