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야구' 존중했던 다저스, WS 2연패로 결실 보나

'아시아 야구' 존중했던 다저스, WS 2연패로 결실 보나

세븐링크 0 114 10.28 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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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닷컴 "다저스, 1960년대부터 아시아 야구와 교류"

오타니·야마모토·사사키·김혜성 등 "좋은 선수 몰리는 이유 있어"

다저스에서 뛰는 아시아계 선수들
다저스에서 뛰는 아시아계 선수들

왼쪽부터 사사키 로키, 오타니 쇼헤이, 김혜성, 야마모토 요시노부 [AFP=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우리는 그가 필요 없다!(We don't need him)"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와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월드시리즈(WS·7전 4승제) 1차전이 펼쳐진 25일(한국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 로저스센터.

다저스 간판스타 오타니 쇼헤이가 타석에 들어서자 토론토 홈 팬들은 일제히 이렇게 외쳤다.

토론토는 2023년 12월 당시 자유계약선수(FA) 최대어였던 오타니를 영입하기 위해 큰 공을 들였다. 애완견 옷 등 수많은 선물을 안기며 구애했다.

그러나 오타니는 다저스를 택했고, 이는 토론토 구성원들뿐만 아니라 팬들에게도 큰 상처로 남았다.

반면 다저스는 오타니 영입에 성공한 뒤 일본 출신 에이스 야마모토 요시노부, 마무리 투수 사사키 로키 등 다른 일본 출신 선수들과 한국 출신 김혜성 등 주요 아시아 선수들을 끌어모았다.

그리고 아시아 선수들의 활약은 2년 연속 WS 진출의 밑바탕이 됐다.

투타를 겸업하는 오타니는 올해 정규시즌에서 타자로 타율 282, 56홈런, 102타점을 수확하고 투수로 14경기 1승 1패, 평균자책점 2.87을 기록했다.

야마모토는 WS 2차전에서 완투승을 거두는 등 빼어난 피칭을 이어갔다. 사사키도 포스트시즌 마무리 투수로 낙점받은 뒤 뒷문을 확실하게 책임지고 있다.

김혜성은 포스트시즌에 거의 못 나섰지만, 정규시즌부터 전천후 백업 야수로 힘을 보태고 있다.

MLB닷컴은 '아시아 파워'의 시발점인 오타니가 다저스를 선택한 배경엔 특별한 이유가 있다고 본다.

아시아 시장을 개척했던 다저스의 철학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분석한다.

하이 파이브 하는 오타니(왼쪽)와 김혜성
하이 파이브 하는 오타니(왼쪽)와 김혜성

[AFP=연합뉴스]

MLB닷컴은 27일 관련 기사를 통해 "다저스가 강팀의 지위를 오랫동안 이어갈 수 있었던 배경엔 오랜 세월 아시아 시장을 개척한 노력이 숨어있다"며 "인종, 국가의 장벽을 허문 다저스는 올해에도 아시아 선수들을 앞세워 WS 2연패에 도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매체에 따르면, 다저스는 누구도 아시아 야구에 관심을 두지 않던 1960년대에 일본 출신 이쿠하라 아키히로 보좌역을 고용해 미국과 일본 야구 사이에 고리를 만들었다.

1990년대엔 일본의 노모 히데오, 한국의 박찬호를 영입했고, 2000년대엔 가장 먼저 '아시아 스카우트 팀'을 조직해 선수 영입에 나섰다.

일본 담당 스콧 아카사키, 한국 담당 커티스 정, 대만 담당 빈센트 라우 등 국가별 스카우트를 채용해 아시아 스카우트 팀을 운용했다.

당시 다저스를 이끌었던 댄 에번스 전 단장은 "당시 경영진에 자유계약선수(FA) 시장과 드래프트에만 의존해서는 안 된다고 설득했다"며 "매일 출근하면 전날 일본에서 열린 모든 경기 분석 자료를 받았다"고 말했다.

MLB닷컴은 "다저스는 당시 아시아를 담당하는 정규직 스카우트를 4명이나 뒀다"며 "시애틀 매리너스, 보스턴 레드삭스, 뉴욕 양키스를 제외하면 아시아 야구에 스카우트를 꾸준히 파견하는 팀이 없던 시절"이라고 전했다.

환호하는 오타니(뒤)와 김혜성
환호하는 오타니(뒤)와 김혜성

[AFP=연합뉴스]

다저스는 아시아 야구를 진심으로 대했다.

MLB닷컴은 "에번스 전 단장은 별세한 이쿠하라 보좌역이 일본 명예의 전당에 헌액되자 행사에 직접 참석했고, 한국이나 일본 스카우트가 로스앤젤레스를 방문하면 MLB 타 구단 관계자를 대하듯 정성껏 대접했다"고 설명했다.

에번스 전 단장은 "우리는 MLB가 30개가 아닌 50개 팀이라고 생각했다"며 "한국, 일본어로 된 문서를 준비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아시아의 우수한 선수들은 다저스에 몰리기 시작했다.

MLB닷컴은 "다저스는 2003년 KBO리그 강타자 이승엽을 영입하기 위해 협상을 진행하기도 했다"며 "이승엽은 다저스의 인프라를 본 뒤 입단하려 했으나 아쉽게 무산됐다"라고도 전했다.

이후 다저스는 꾸준히 아시아 선수 영입에 나섰다. 한국에선 류현진이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맹활약했다.

다저스는 한국어, 일본어를 구사하는 아시아계 프런트 직원들을 대거 채용하면서 아시아 선수들이 편안하게 뛸 수 있는 환경을 오랫동안 유지했다.

MLB닷컴은 "좋은 아시아 선수들이 다저스를 찾는 이유가 있다"고 설명했다.

다저스는 아시아계 유망주들에게도 많은 희망을 준다.

다저스 아시아 스카우트 출신인 아카사키는 "과거 MLB에서 아시아계 롤모델은 흔치 않았다"며 "박찬호와 노모 히데오는 타이거 우즈(골프), 마이클 창(테니스), 야오밍(농구) 같은 진정한 개척자"라고 높게 평가했다.

이어 "이제는 TV를 켜면 아시아인들이 최고의 플레이를 펼치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이제는 아시아 선수들이 더는 외지인처럼 느껴지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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