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유니폼 입은 기성용 "올해가 선수 생활 마지막이라 생각"

포항 유니폼 입은 기성용 "올해가 선수 생활 마지막이라 생각"

세븐링크 0 356 07.05 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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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무하게 마무리하고 싶지 않아 도전…포항 좋은 성적 내도록 도울 것"

'국내 첫 이적' 소감 밝히는 기성용

(포항=연합뉴스) 윤관식 기자 = 포항 스틸러스에 입단한 기성용이 4일 경북 포항시 포항스틸러스 송라클럽하우스에서 열린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입단 소감을 밝히고 있다. 2025.7.4 [email protected]

(포항=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프로축구 FC서울의 프랜차이즈 스타에서 이젠 포항 스틸러스 선수가 된 베테랑 미드필더 기성용은 이번 시즌을 선수 생활의 마지막으로 여기고 있다며 팀에 도움이 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기성용은 4일 포항의 송라 클럽하우스에서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포항에 온 지 이틀밖에 되지 않았지만, 오래된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훈련장이나 시설 등도 만족하고 있다"면서 "어색한 부분이 있지만, 잘 적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에서 프로 데뷔해 유럽 생활을 제외하고는 한 팀에서만 뛰어온 기성용은 지난달 포항으로의 이적설로 프로축구판을 뒤흔들었다.

기성용이 부상으로 4월 이후 경기에 나서지 못하던 중 서울에서는 더는 설 자리가 없다는 점을 알고 뛸 수 있는 곳을 찾고자 결별을 택한 것으로 알려지며 거센 후폭풍을 낳았다.

결국 지난달 25일 서울 구단이 결별을 공식화했고, 3일엔 포항 구단이 입단을 공식 발표해 기성용은 새로운 팀에서의 생활을 시작했다.

'FC서울 레전드' 기성용, 포항 공식 입단

(서울=연합뉴스) 프로축구 K리그1 FC서울의 레전드 기성용이 포항 스틸러스에 공식 입단했다.
포항 구단은 3일 기성용을 영입해 중원 전력을 한층 강화했다고 발표했다. 2025.7.3 [포항 스틸러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mail protected]

기성용은 "동계 훈련부터 올해가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준비했다. 서울에서 멋지게 팬들과 함께 우승컵 하나를 들고 마지막을 장식했으면 했다. 가족들에게도 마지막이니까 많이 찾아와달라고도 했다"며 이적 결심까지의 과정을 전했다.

"부상 전까지는 제 생각에 컨디션이 괜찮았다. 부상 이후 힘들었지만, 마지막이라고 생각했기에 회복을 위해 더 열심히 노력했다"는 그는 "서울에서는 기회가 주어지지 않을 거라는 걸 알게 돼 고민이 컸고, 다른 팀으로 가는 그림을 그리기는 쉽지 않았기에 바로 은퇴하는 게 맞는 건가 고민했다"고 털어놨다.

그러던 중 '아빠'가 뛰는 모습을 보고 싶어 하는 딸의 간절한 바람에 마음이 흔들렸고, 국가대표 은퇴 때 마지막 경기가 부상으로 끝난 데 대한 아쉬움을 되풀이하고 싶지 않은 의지 등이 더해져 '새로운 도전'을 택했다는 게 기성용의 설명이다.

그는 "저를 응원해주셨던 분들에게 허무한 모습이 아닌, 멋진 모습으로 마무리하는 것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포항은 기성용이 출전했던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당시 국가대표팀 코치였던 박태하 감독이 이끌고 있으며, 김성재 수석코치와 김치곤 코치도 서울을 거쳐 기성용과 인연이 있다.

청소년 대표팀 생활부터 친분을 쌓아 온 베테랑 수비수 신광훈도 기성용의 포항행에 영향을 준 존재다.

포항서 입단 소감 밝히는 기성용
포항서 입단 소감 밝히는 기성용

(포항=연합뉴스) 윤관식 기자 = 포항 스틸러스에 입단한 기성용이 4일 경북 포항시 포항스틸러스 송라클럽하우스에서 열린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입단 소감을 밝히고 있다. 2025.7.4 [email protected]

기성용은 "예전부터 포항의 훈련 시설이 좋고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라는 얘기를 들었는데, 실제로 그런 것 같다. 전용구장의 느낌도 좋고, 잔디도 좋다"면서 "선수와 코치진, 직원들 사이가 끈끈하고, 팬들이 주는 분위기도 좋아서 저를 편하게 해준다"며 미소 지었다.

이어 "포항에 와 보니 영국에 있을 때 스완지나 선덜랜드와 느낌이 흡사해 그때 생각이 많이 났다"면서 "바다가 보이니 그때 어떤 마음으로 경기를 준비하고 훈련하고 생활했는지 떠오르며 좋은 기억이 많이 생각나 어색함이 많이 줄었다"고 했다.

그는 "오자마자 구단에서 사진 촬영 등 이것저것 많이 시키시는데, 그것도 저에 대한 사랑이라고 생각한다. 어제 밥을 먹으러 간 식당에서 아주머니도 반겨주시고 사인도 받아주시고 많은 분이 환영해주셔서 감사하다"면서 "팬들의 사랑이 큰 힘이 될 것 같다"고 포항 생활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제는 전 소속팀이자 '친정'이 된 서울과 팬들에 대해선 여전히 복잡한 마음도 드러냈다.

기성용은 "서울에서 많은 사랑을 받았고 돌아왔을 때도 사랑해주셔서 보답하기 위해 많이 노력했다. 우승컵을 안겨드리지 못해 힘든 마음이 있었고, 이번 이적으로 팬들이 상처를 많이 받으신 것도 개인적으로는 힘들었다"고 말했다.

포항서 입단 소감 밝히는 기성용
포항서 입단 소감 밝히는 기성용

(포항=연합뉴스) 윤관식 기자 = 포항 스틸러스에 입단한 기성용이 4일 경북 포항시 포항스틸러스 송라클럽하우스에서 열린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입단 소감을 밝히고 있다. 2025.7.4 [email protected]

이어 그는 "저도 새로운 팀에 왔으니 여기서 좋은 모습을 보이는 게 서울 팬들에게도 보답하는 길인 것 같고, 서울도 더 좋은 성적으로 팬들에게 기쁨을 주는 게 서로 위안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포항에서 보낼 후반기가 어떻게 흘러갈지에 따라 상황이 달라질 수는 있겠지만, 기성용은 올해를 선수 생활의 마지막이라고 생각한 연초의 결심에 변함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지금은 그라운드에 설 수 있는 것 자체가 감사한 일이다. 감독님이 제게 기회를 주셨으니 보답하고 싶고, 이 팀에서 나를 믿어주는 구성원들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쏟아내고 싶다"면서 "포항이 좋은 성적을 내고 마무리하는 게 제게는 가장 큰 목표"라고 밝혔다.

이어 기성용은 "포항만의 분위기와 철학이 확실히 있다고 느끼는데, 그런 것을 공유하고 그라운드에서 펼쳐 보이고자 노력할 것"이라며 "어린 선수들에게 제가 가진 경험과 지식도 최대한 주고 싶다. 어린 선수들이 먼저 다가오기 쉽지 않을 텐데, 저도 먼저 다가가며 적응할 수 있게 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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